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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국제정세] 美, 한․일 갈등 문제 중재 시사..일본의 의도에 대한 다양한 시각들

기사승인 2019.07.12  14:2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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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미, 한․일 문제 중재 나설까..

우리 정부가 한일 갈등에 미국 중재를 이끌어내기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였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지난 10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했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통화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글로벌 무역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설득했다. 이에 미 국무부는 중재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지난 10일 오전 백악관을 방문해 믹 멀베이니 비서실장 대행을 만났다. 멀베이니 비서실장 대행은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국장을 지내는 등 백악관에서 경제에 대한 이해가 가장 높은 인물로 꼽힌다. 

김 차장은 멀베이니 대행을 만난 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동맹 국가 사이의 문제가 건설적으로 해결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얘기를 했다”면서 “우리 논리를 잘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김 차장은 11일(이하 현지시간) 상하원 의원들을 비롯한 의회 관계자들을 만나 적극적인 협력 의사를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찰스 쿠퍼먼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을 면담하게 되며, 이 외에도 두 차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내면서 미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를 비롯한 미국 경제 및 통상 부서 관계자와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총동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폼페이오 국무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일본의 무역제한 조치가 우리 기업에 피해를 야기할 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체계를 교란시킴으로써 미국 기업은 물론 세계 무역질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달했다. 그러면서 한․미․일 3국 협력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미 국무부는 11일 한․일 간 갈등 해소를 위해 중재할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일본과 한국은 친구들일뿐만 아니라 동맹들”이라면서 “한․미, 미․일 관계 모두 엄청나게 중요하다”, “우리는 모두 인도 태평양 지역 및 전 세계에 걸쳐 공동의 역내 도전 과제를 및 우선 사항들을 공유하고 있는 만큼, 우리는 한국, 일본 양국 모두와 공개적으로나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나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오테이거스 대변인의 언급을 두고 한․미 외교가에서는 미국이 ‘중재’ 역할에 한 걸음 더 나아간 것 아니냐는 분석을 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그간 한․일 갈등에 대해 “미국은 일본, 한국 3국 간의 협력을 보도 강화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만 말해 왔던 것에 비해 달라진 뉘앙스를 보였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김희상 외교부 양자경제외교국장은 11일 워싱턴 DC에서 롤런드 드 마셀러스 미 국무부 국제금융개발국장, 마크 내퍼 한국․일본 담당 동아태 부차관등과 일본 조치의 문제점을 충분히 논의해 미 측이 심각성을 인식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측이 (한․일 관계가) 계속 악화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도 다음 주 미국을 방문해 미국 중재를 적극 요청할 예정이다. 

일본의 의도에 대한 다양한 시각들 존재

우리 정부의 외교라인에서 한일 갈등의 미국 중재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가운데, 오늘(12일) 오후에는 일본 도쿄에서 한․일 양국 실무회의를 갖는다. 우리 산업부에서는 일본 쪽에 국장급 양자협의를 하자고 요청했지만 일본 쪽의 주장으로 과장급 만남으로 이루어지게 됐고, 당초 5명씩 참석하기로 한 것에서 2명씩 만나는 것으로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일본의 갑작스런 수출 규제, 그리고 적극 해결할 의지가 없는 모습을 두고 각계에서는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강화 조치가 한국의 정권 교체를 노린 전략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양국 협의 요구를 거절한 것도 이런 이유이며, 이를 위해 일본 극우세력이 한국 보수언론 등을 이용해서 여론전을 펴고 있다는 것이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한 언론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며 “일본 정부가 극우매체를 동원해 이 이슈를 안보문제로 포장하고 있다”며 일본의 수출규제에 안보 논리를 내세우는 인물은 아베의 최 측근 3명인데, 가운데 오노데라 안보조사회장이 지난 달 자민당의 강연회에서 “한국의 이번 정권하고는 절대 관계가 좋아지지 않을 것이다, 정권 교체 다음을 생각해야 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호사카 교수는 일본이 “한국의 경제를 망가뜨리면 정권 교체가 될 것”이라는 전략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일 갈등 문제가 불거지는 배경이 단순한 정치적 보복 차원을 넘어 글로벌 반도체 주도권 혹은 차세대 산업을 둘러싼 갈등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 미일 반도체 무역갈등 사례를 언급하며, 이때 미국 정부와 반도체 기업들이 당시 일본 기업에 통상 압박을 가한 것은 반도체 산업이 최첨단 산업으로 인식됐기 때문에 최첨단 산업 주도권을 일본 기업들에 내줄 경우 세계 경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위상과 국가경쟁력 약화를 우려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일본수출규제도 비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경쟁에서 한국이 앞서는 것을 막기 위한 전략적 규제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미국 방식을 모방한 ‘보호무역주의’로 보는 시각도 있다. 국제경제법 전문가인 후쿠나가 유카 와세대 교수는 11일 아사히 신문을 통해 “일본의 한국에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방식은 미국이 안보상의 이유로 철강․알루미늄 등에 무역제재를 가했던 방식과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을 추종해 법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보호무역주의가 만연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일본의 의도를 분석한 다양한 시각들이 나오고 있는데, 의도가 무엇이든 우리의 반도체 산업이 위기에 직면한 것만은 분명하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한․일 갈등 풀면서 동시에 반도체 소재의 국산화를 위해 적극 투자할 필요가 있다. 

박경희 기자 2580@newswor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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