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남북정세] 한미 북핵대표가 11일(현지시간) 독일에서 회동에 나서며 북핵 비핵화 협상 재개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북핵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독일 베를린에서 만나 이달 중하순에 개최될 예정인 북미실무협상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이도훈 본부장과 비건 대표는 지난달 28일 서울에서 회동을 가진 후 2주 만에 베를린에서 다시 만나 대북 협상 전략과 의제 등에 대해 협의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 국무부는 지난 6일(현지시간) “비건 대표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 가능한 비핵화(FFVD)’ 달성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진전시키기 위해 8~9일 브뤼셀, 10~11일 베를린을 방문해 유럽 당국자와 이도훈 본부장을 만난다”고 밝혔다.

▲ 한미 북핵대표가 11일(현지시간) 독일에서 회동에 나서며 북핵 비핵화 협상 재개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 1담당>

◆ 한미 북핵대표, 비핵화 상황 공유 및 의제 논의할 듯

이 본부장과 비건 대표는 비핵화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을 공유하고, 이에 대한 논의를 진행함과 동시에 북미 실무 협상의 장소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실무협상 장소로 유럽 지역이 언급됨에 따라 현지 당국자들과의 구체적 논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비건 대표 등이 벨기에 브뤼셀이나 베를린에서 북측과의 접촉이 있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미 국무부는 비건 대표의 이번 유럽 방문에서 북측과의 접촉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과 비건 대표의 ‘베를린 회동’은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이후 본격적인 비핵화 논의에 시동을 건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이달 내 북미간 실무협상이 재개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한미 북핵 수석대표의 만남은 북핵 협상 재개의 탐색전 성격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북측이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새로운 외교라인을 정비하면서 협상의 전개도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다.

◆ 北, 북핵 실무협상 ‘라인업’ 관심…새 대표로 김명길 전 베트남 대사 유력

특히 새로운 외교라인 중 북측의 변경된 실무협상의 대표에 누가 나설지도 주목된다. 우선 북한의 김명길 전 베트남 대사가 새 실무협상 대표로 유력한 것을 전해진다.

김명길 전 대사는 하노이 회담 당시 베트남 주재 북한 대사직을 수행하며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김 전 대사가 하노이 회담의 실무 협상부터 관여하며 결렬까지 전 과정을 알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입장에서도 경험을 갖춘 실무진으로 적격이라는 평이 나온다.

김 전 대사는 1959년 3월생으로 30년 넘게 외교관으로 활동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일성종합대학 영어문학과 출신으로 영어를 사용하는 남미 국가 ‘가이아나’에서 유학을 하며 영어 실력이 출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2006년부터 3년 동안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 대사를 맡았고, 2007년에는 주 유엔 북한대표부 정무공사를 지내며 크리스터퍼 힐 당시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를 두고 협상을 한 경험도 있다.

김 전 대사는 6자회담의 경험도 있는 인물이다. 당시 경제 및 에너지 실무그룹 회의 북측 수석대표로 활동한 바 있다.

북한이 김 전 대사를 카드로 활용할 경우, 그가 대미 협상에 다양한 경력을 갖췄던 만큼 김혁철 전 대표에 비해 또 다른 협상력을 기대해 볼 만하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비핵화 협상에서 총괄을 지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김혁철 전 대미특별대표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현재까지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하노이 협상 결렬에 대한 경위를 조사 받는다는 설도 나오고 있고, 총화 중이라는 설도 함께 존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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