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금융기업 분석_뉴스워커] 업력이 평균 10년 이내로 비교적 짧은 저축은행업계에서 1972년 설립된 민국저축은행(대표이사 양현근)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민국저축은행은 저축은행중앙회 서울지역에 속해 있으며 해당 지역의 지부장단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민국저축은행의 양현근 대표가 올해 초 중앙회 회장 선출 시 후보자들에게 연봉 삭감에 관련된 내용을 전달하며 각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분노한 중앙회 노동조합이 양현근 대표의 갑질 횡포를 비난하며 사퇴하라고 촉구했고 심지어 중앙회 설립 이후 사상 최초의 파업사태로 이어질 뻔했다. 이 위기의 주인공으로 거론된 민국저축은행은 현재 M&A시장에 매각물로 나온 상태다. 민국저축은행이 다양한 이슈를 겪은 만큼 올해를 기점으로 혁신과 변화에 성공해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이어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최근 저축은행의 큰 성장세에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서울지역을 대표하는 민국저축은행이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에 적절히 반응할 수 있는지 알아 볼 필요가 있다.

◆ 대출채권 총액은 줄었지만 대출이자수익은 늘어난 민국저축은행

▲ 자료출처: 민국저축은행 정기공시 및 감사보고서(2016.12, 2017.12, 2018.12)

위 그래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민국저축은행은 지난해 대비 대출채권 총액이 228억5638만원 줄었지만 대출금이자수익은 오히려 4억4166만원 정도 늘어났다. 대출잔액이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출금이자수익이 늘어난 것은 대출금리를 높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 대출금리를 높이면 차주 입장에서 상환에 상당히 부담감을 느낄 수 있어 연체로 이어질 가능성 역시 높아질 것으로 예상 가능하다. 민국저축은행의 대출현황을 살펴본다.

▲ 자료출처: 민국저축은행 감사보고서 (2016.12, 2017.12, 2018.12,2019.03)

민국저축은행은 기업자금대출이 전체 대출채권의 95%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가계대출 비중이 적다고 해서 부실위험에서 안전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 위 표에 따르면 기업자금대출 중에서도 소규모기업에 대한 대출의 비중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하반기 경제상황이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되며 기업 경영 여건 역시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의 고용정책 등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소규모 기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소규모 기업에 대한 대출 비중이 큰 민국저축은행 역시 타격을 입을 확률이 크다. 대출금리를 인상하면 소규모 기업이 이자 납부를 하지 못하게 되고 이는 곧 부실채권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양한 대출을 취급해 위험을 분산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 높은 수준의 부동산PF대출 연체율에도 불구 PF대출 잔액의 증가, 이대로 괜찮은가?

지난 5월17일에 금융위원회가 주최한 ‘제2차거시건전성 분석협의회’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PF대출 공급이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저축은행 업계에서 2013년과 2018년 사이 2조1000억원에서 5조2000억원으로 약 148%가량 늘어났다. 이에 금융당국은 건전성 규제를 강화하고 PF 종합관리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 자료출처: 민국저축은행 정기공시(2017.12, 2018.12, 2019.03)

민국저축은행의 경우 부동산PF대출의 연체율과 점차적으로 늘어나는 신용공여액을 고려해보면 상당히 위험하다고 판단된다. 연체율의 경우 2017년 말 53.2%에서 올해 1분기 31.18%로 감소시켰다고는 하나 여전히 높은 수준의 연체율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PF대출을 2017년말 203억원에서 올해 1분기까지 76억원을 더 늘렸다.

▲ 자료출처: 민국저축은행 정기공시(2016.12, 2017.12, 2018.12, 2019.03)

PF대출이 전체 대출채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2018년, 2019년 1분기 각각 6.05%, 7.07%, 8.65%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2018년말 기준 민국저축은행의 PF대출금액은 저축은행업계의 PF대출 총합인 5조2000억원 중 0.45%를 차지하고 있다. 민국저축은행은 2018년말 기준 지점 1개, 출장소 1개로 영업점 개수가 불과 2개밖에 되지 않고 일반직원의 수가 29명에 그치는 소형 저축은행이다. 자산규모 면에서도 3626억원에 그쳐 업계 하위권에 속한다. 따라서 저축은행 전체 PF대출 규모에서 0.45%를 차지한다는 것은 소형 저축은행임을 감안했을 때 비교적 큰 비중이라고 판단 할 수 있다.

◆ 민국저축은행의 건전성 지표와 예대비율로 진단해본다면?

▲ 자료출처: 민국저축은행 정기공시(2016.12, 2017.12, 2018.12, 2019.03)

민국저축은행의 BIS기준자기자본비율은 지난 1분기 24.66% 수준으로 지난해 말보다 1.15%p 상승했다. 지난 2016년부터 BIS자기자본비율을 높여 업계 평균 14.54%보다 높게 유지해 꾸준히 자본건전성을 잘 관리해온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자산건전성지표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비교적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 지난 1분기에는 8.31%까지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는 저축은행 업계 평균인 5.2%보다 3.11%p 높다. 따라서 대출채권 중 부실 우려가 높은 채권인 고정이하여신을 계속 낮춰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체대출비율 역시 2016년부터 계속 하락하고 있는 추세지만 업계 평균 연체율인 4.5%보다 1.31%p 높다. 전반적으로 자산건전성이 개선되어 가고 있음은 사실이나 업계 평균보다 자산건전성이 떨어지므로 앞으로도 자산건전성 개선에 신경 써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 자료출처: 민국저축은행 감사보고서(2016.12, 2017.12, 2018.12, 2019.03)

금융감독원은 2020년까지 110%, 2021년까지 100% 수준으로 낮추도록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저축은행 부실사태가 발생했던 즈음과 여신잔액이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서며 규제를 강화한 것이다. 민국저축은행은 대출잔액의 지속적인 감소로 올해 1분기 예대비율이 소폭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110%가 훌쩍 넘는 예대비율을 기록했다. 대출금액을 계속 줄이고 예수금이 큰 폭으로 늘리는 방향으로 예대비율을 낮추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 오너계 저축은행, 배당으로 사익 챙기는 것인가?

▲ 자료출처: 민국저축은행 정기공시(2019.03)

민국저축은행의 발행주식수는 총 240만주로 현재 민국저축은행 대표이사 양현봉씨가 45.03%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외 오너일가가 나머지 주식을 모두 소유하고 있다. 양현근 대표이사는 97년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사장으로 취임해 가업을 이어가는 이른바 ‘오너계 저축은행’을 이끌고 있는 셈이다.

▲ 자료출처: 민국저축은행 감사보고서(2016.12, 2017.12, 2018.12)

양현근 대표이사를 비롯한 주요주주에게 주어지는 배당수익 총액만 2018년 12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11.73% 수준으로 당기순이익의 상당한 부분이 오너일가의 배당금수익으로 돌아갔다. 물론 이익이 발생해 이익잉여금을 제외한 여유분에 대해서 배당을 일으키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민국저축은행이 현재 M&A시장에 매각물로 나온 만큼 양현근 대표를 비롯한 오너일가가 단순히 사익만 편취하고 무책임하게 경영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평가는 어렵다. 민국저축은행은 업계 하위 수준의 자산규모지만 1972년에 설립되어 1대 저축은행으로 터줏대감으로 인정받아 서울지역을 대표하는 회원사로 오랫동안 활동해왔다. 같은 서울지역권에는 자산규모 1위인 SBI저축은행까지 있지만 민국저축은행을 서울지부 대표로 지정한 것은 업력이 짧은 기타 저축은행에 귀감이 되라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너일가의 상당한 배당금수익과 매각 결정 등 민국저축은행 오너일가의 경영 의사결정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갑질 횡포로 질타를 받은 민국저축은행, 갈수록 높아지는 금융감독원의 잣대에 결국 매각을 결정했으나 저축은행 매각은 제약이 굉장히 많아 쉽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매각 여부와 상관없이 민국저축은행의 거래자보호를 위해서라도 다양한 문제점을 개선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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