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강력 무기이자 AI 반도체 선도할 ‘HB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산업 목표 중 하나는 ‘반도체 초강대국’ 입지의 재구성이다. 반도체 자재를 포함해 저렴한 중간재를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방편이자 미래 기술인 인공지능(AI)을 선점하기 위한 목적이다. 특히, AI 반도체 핵심 메모리인 HBM(High-Bandwidth Memory, 고대역폭메모리)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SK하이닉스의 현지 공장 조성은 바이든 정부에 반가운 소식이...[본문 중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산업 목표 중 하나는 ‘반도체 초강대국’ 입지의 재구성이다. 반도체 자재를 포함해 저렴한 중간재를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방편이자 미래 기술인 인공지능(AI)을 선점하기 위한 목적이다. 특히, AI 반도체 핵심 메모리인 HBM(High-Bandwidth Memory, 고대역폭메모리)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SK하이닉스의 현지 공장 조성은 바이든 정부에 반가운 소식이...[본문 중에서]

[뉴스워커_투데이 경제이슈]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3,460억 원으로 지난 1년간 이어져 온 영업적자에서 벗어났다. 연간 실적으로는 손실을 면치 못했지만 안정적인 반도체 생산을 위한 설비투자가 지속되고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경영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와중에 외신 매체를 통해 SK하이닉스가 미국에 반도체 생산공장을 건설할 것이라는 내용이 보도돼 이목을 끌고 있다.


플랜트 후보지 '인디애나주' 유력... 당초 계획은 애리조나주


월스트리트저널(WSJ) 소식통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 지역에 칩 패키징 공장(chip packaging facility)’ 건설을 계획한다고 26일 보도했다. 설비 구축에 투자되는 금액은 40억 달러(53,000억 원)로 추정했다. 이 같은 대규모 설비투자의 배경에는 미래 AI 반도체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가 자리하고 있다.

나와 관심이 같은 사람이 본 뉴스

칩 패키징 공장은 미국 중서부 지역의 반도체 공급망을 확대 구축할 목적으로 SK하이닉스에서 2022년 첫 발표한 150억 달러(20조 원) 규모의 프로젝트다. 당시 공장 부지는 애리조나주로 고려하되 확정은 2023년 상반기에 발표할 계획이었다. 이후 부지 선정이 지연되자 이달 초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통해 처음 거론됐던 애리조나주에서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인디애나주로 공장 부지가 변경됐다고 보도했다.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외신에서 연이어 보도한 만큼 부지 확정과 투자 규모가 곧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디애나주로 변경된 사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당초 후보지였던 애리조나에는 대만 TSMC와 미국 인텔(Intel)의 화학자재 공급사 5곳이 공장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 건설자재와 인건비가 급증하고 건설인력이 부족해지면서 모든 공급사가 이 프로젝트를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는 지역이지만 비용 이슈로 인해 잠시 정체된 분위기다.

둘째, 인디애나에는 미국에서 손꼽히는 공학분야 고등교육기관인 퍼듀대학교(Purdue University)가 있다. 퍼듀대학교는 우주비행사이자 인류 최초의 달 착륙자로 알려진 닐 암스트롱의 모교로 유명하다. 현재도 항공우주를 비롯한 반도체 및 신소재공학 연구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플랜트에서 운용할 전문인력을 퍼듀대학교에서 충당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이 확보된다.

셋째, 인디애나도 반도체 클러스터를 형성할 수 있는 잠재적 지역이다. 2017년 설립된 미국의 칩 파운드리 스카이워터 테크놀로지(SkyWater Technology)18억 달러(24,000억 원)를 투자해 인디애나에 반도체 생산공장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경영진도 빠른 시일 내에 이사회 승인을 거쳐 인디애나주 공장 건설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린다는 입장이다.


반도체 초강대국 준비하는 바이든... SK하이닉스의 타이밍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산업 목표 중 하나는 반도체 초강대국입지의 재구성이다. 반도체 자재를 포함해 저렴한 중간재를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방편이자 미래 기술인 인공지능(AI)을 선점하기 위한 목적이다. 특히, AI 반도체 핵심 메모리인 HBM(High-Bandwidth Memory, 고대역폭메모리)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SK하이닉스의 현지 공장 조성은 바이든 정부에 반가운 소식이다.

월스트리트저널 소식통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인디애나 칩 패키징 공장은 2028년에 가동될 예정이다. 공장을 조성하는 데 드는 비용은 한국 내 부지를 사용하는 것보다 30~35% 정도 더 소요되지만, 미국 반도체 지원법(US Chips Act)에 따른 보조금 지원과 각종 세제혜택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효율적이란 분석이다. 또한, 전문인력을 포함해 800~1,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기 때문에 미국 노동시장에도 호재로 작용한다.

비용 문제를 제외하면, SK하이닉스 입장에서도 반도체 공장을 증설해 총생산을 늘리면 미래 시장에 수월하게 대응할 수 있다. 27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곽노정 대표이사는 지난해 HBM 판매 비트 수는 전체 D램 판매량 중 한 자릿수 퍼센트에 불과했다면서 올해는 두 자릿수 퍼센트로 올라오기 때문에 수익성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SK하이닉스의 HBM3 매출액은 전년 대비 5배 이상 급증했고, 세계 최고사양의 HBM3E를 선보이며 업계의 선도지위를 굳혔다.

참고로, AI 반도체 기술의 핵심인 HBM은 여러 개의 D(DRAM)을 수직으로 적재해 하나로 융합한 메모리다. 복수의 D램이 연결된 만큼 데이터 처리속도가 현격히 올라간다. D램은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메모리로 성능이 좋을수록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한다. 예를 들면, SK하이닉스의 HBM3E는 고화질(HD)급 영화 200편 이상을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다.


SK하이닉스, HBM 정점 지킬 수 있을까


현재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 승승장구하며 근 1년 만에 주가가 6배 폭등한 엔비디아(NVIDIA)HBM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GPT 개발사인 오픈AI에도 HBM을 대량 수출하는 1위 공급사다. 다양한 리서치기관의 자료를 종합해 SK하이닉스의 HBM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평균화하면 대략 80%. 업계전문가들은 AI 기술을 선도하는 업체와의 파트너십과 향후 조성될 칩 패키징 공장은 미래 첨단시장에서 유의미한 경쟁력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

한편, 첨단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반도체 설비도 증설되는데 이에 따르는 에너지 소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에너지 공급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과제라는 의미다. 국제에너지기구(IEA)2026년까지 반도체, 데이터 센터, 인공지능 설비에 투입되는 물과 전력량이 현재의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향후 전 세계 데이터 센터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수요가 한 국가(: 일본)의 에너지 수요와 비등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