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뉴스워커_국제정세] 지난 달 11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시작된 약 6주간의 인도 총선이 19일 마무리 됐다. 현지 기관의 출구조사에서 여당 연합이 승리가 유력시 된다는 결과가 나와 나렌드라 모디 현 총리가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모디 총리는 지금까지의 경제 개혁안을 다시한번 강력하게 밀어붙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출구조사, 모디 총리 연임 확실시

6주간 29개주와 7개 연방 직할지에서 7차에 걸쳐 투표가 이뤄진 인도 총선의 공식 개표일은 23일이다. 그러나 현지 언론은 물론 외신들은 모디 총리의 재집권이 유력하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 근거는 출구조사 결과 때문이다.

현지 기관이 집계한 출구조사 결과, 집권 인도국민당(BJP)이 연방하원 534석 가운데 과반인 272석에는 약간 못 미치지만 정당 가운데 최대 의석인 250석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이를 발판삼아 인도 국민당이 이끄는 여당연합, 국민민주연합(NDA)은 절반을 훌쩍 넘는 267~350석을 차지하여 모디 총리가 재집권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집계 기관마다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오늘의 차나키아(Today's Chanakya)’는 BJP 연합이 350석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한 반면, ABP닐슨은 267석을 전망했다.

정확한 결과는 실제 개표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인도 출구조사를 부정확한 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인도 출구 조사를 부정확하기로 악명이 높다”고 보도하면서, 2004년 BJP가 재선될 것이라 잘못 예측했고, 2009년 의회 주도의 연합군의 승리 규모를 과소평가했다는 것이다. 다만 2014년 BJP 측의 승리는 정확히 예측했다고 보도했다.

◆ 최대 쟁점 ‘청년 일자리’

이번 인도 총선의 최대 쟁점은 ‘청년 일자리’였다. 인도에서는 매달 100만 명에 가까운 젊은이들이 일할 나이가 될 만큼 인도 12억 인구 중 절반이 25세 미만이며, 세계에서 가장 젊은 나라 중 한 곳이다. 이러한 노동 인구에 보조를 맞추려면 매년 100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형편이다.

그런데 2011년까지 2~3%에 머물렀던 인도 실업률이 모디 총리의 집권한 2014년 이후 늘어나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6%까지 급증했다. 특히 15~29세 청년층의 실업률은 더 심각한 상황으로, 도시에 거주하는 청년층 남성과 여성 실업률은 각각 18.7%와 27.2%에 달해 전체 실업률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

사실 모디 총리와 집권 인도국민당은 2014년 집권 직후 지난 정부에서 10년간 지속된 ‘일자리 없는 성장’을 뒤집겠다며 경제를 정비하고 청년 일자리 수백만 개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높은 실업률을 의식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을 내세웠다는 얘기다. 이러한 의지로 인도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자료에 따르면 세계 최대 경제대국으로 급부상해 영국을 제치고 5위로 올라섰다. 올해 인도 국내총생산은(GDP)는 2조9457억 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며, 이는 2014년에 비해 거의 1조 달러 가까이 늘어난 수치이다. 1인당 GDP도 지난 2014년 1600달러에서 올해 2200달러로 35% 이상 급증했다.

이렇게 모디 총리는 집권 5년 만에 눈부신 성장을 이뤘는데도 실업률은 왜 급증했을까.

모디 총리는 취임 직후부터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라는 구호를 내걸고, 제조업 부문 비중을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16%에서 25%로 올려 외국인 투자를 늘리면서 일자리를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제조업 자동화가 이미 진행되었고, 새로운 외국인 투자 대부분이 인도의 디지털 IT산업으로 흘러가면서, 과거만큼 충분한 일자리를 만들 수 없었던 것이 원인이었다.

이번 총선에서 모디 총리가 이끈 인도국민당과 대결한 라훌 간디의 인도국민회의(INC)는 이러한 집권 여당의 경제 실책을 비판하면서 청년 실업자는 물론 농민을 위한 공약으로 발표했다. 공공부문에서 일자리 340만개를 만들 것과 저소득층에 현금 지원, 부채 탕감 등의 선심성 공약을 내세운 것이다.

이 때문에 한때 모디 총리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재선 성공마저 불투명한 상태였다. 그러다 지난 2월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에서 파키스탄 테러 단체가 자폭 테러를 일으켜 인도 경찰 46명이 숨지는 사건이 일어나자, 모디 총리는 파키스탄에 대한 복수를 위해 공습을 벌였다. 인도 안보를 위해 발 빠르게 대응했던 모디 총리의 모습에 표심이 움직였고, 결국 여당 연합 승리를 이끈 비결이 됐다는 평가다.

물론 지난 5년간 집권하면서 연평균 7%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다는 근거를 들어 지속적인 경제 발전을 위한 표를 호소한 것도 승리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 집권 2기, 기존 경제 정책 이어갈 듯

모디 총리가 무난하게 2기 집권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2기 때도 기존의 경제 성장 우선 기조를 이어가면서 외국 투자 유치도 더욱 활발히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모디 총리는 2030년까지 인도를 세계 3위 경제 대국으로 만든다는 공약을 내놨으며, 모디 총리가 소속한 인도인민당(BJP)도 2025년까지 GDP를 5조 달러로 끌어올려 4위인 독일을 제치겠다는 야심을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인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다행스런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모디 총리는 자국의 ‘청년 실업 문제 해결’이라는 커다란 과제가 남았다. 또한 급격한 경제 성장으로 인한 빈부 격차 해소, 특히 농민 빈곤 해소라는 과제 또한 주어졌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향후 어떤 경제 정책 제시할 지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