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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남북정세] 정부가 개성공단 폐쇄 이후 3년 3개월만에 입주 기업인들의 방북을 허용하고, 800만 달러를 대북지원 사업에 지원하는 공여 방식을 발표하면서 소원했던 남북 대화가 다시 재개되는 것은 물론 비핵화 협상도 재개될 수 있을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다만 북한은 우리 정부의 지난 17일 발표 이후 나흘째인 20일까지 별다른 반응없이 선전매체를 통해 대남압박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17일 정부는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기업인들의 방북 승인과 식량 지원 방안을 전격 발표했다. 특히 기업인들의 방북 문제와 관련해서 정부는 미국과의 사전 교감도 마친 것으로 알려져 북한이 한미가 내미는 유화적 제스처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이목이 집중된다.

대화 통로 재개 방안으로 기대감 상승…다만 제재 해제는 아니라는 점에 ‘주목’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져있는 가운데서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은 남북은 물론 북미 대화에도 지렛대 역할이 될 수 있다. 북한의 입장으로선 폐쇄되어 있던 3년동안 공단을 어떻게 관리했는 지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되고, 남측과는 방북 승인을 위한 대화를 이어가면서 또 다시 ‘남북 대화 통로’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인들의 방북 문제가 북한이 원하고 있는 대북제재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북한이 쉽게 이를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라는 견해도 일각에선 나오고 있다.

정부는 우선 개성 남북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과의 접촉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기업인들이 공단 폐쇄 이후 8차례나 방북을 신청해왔던 만큼 북측과 오래전부터 협의를 해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는 구체적인 수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고 계속 협의를 해 나가겠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 정부 “北과 계속 협의 해 오고 있어”…北은 선전매체 통해 대남 압박

정부는 20일 정례 브리핑에서도 “북측과 계속 협의를 해오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입장을 반복했다. 이날 개성 연락사무소에서 남북 연락대표간 접촉 시 관련 협의가 오고갔느냐는 질문에도 즉답을 피했다.

북측이 방북 수용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방북 일정 등에 대해 논의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북한의 반응에 이목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나흘 째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북한은 연일 선전매체를 통해 대남 비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북한은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에서 “온 겨레는 민족의 운명을 자체의 힘으로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안고 북남관계 문제를 철저히 민족자주의 원칙에서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열린 한미 워킹그룹에 대해 언급하며 “남조선 당국이 미국과 ‘긴밀한 공조’를 한다고 하면서 쑥덕공론을 벌린 것은 그들이 아직도 외세의존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남조선 당국은 온 겨레 앞에 확약한 북남선언들을 성실히 이행하려는 자세와 입장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한은 19일에도 선전매체를 통해 “외세에 의존하여 우리 민족 내부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강도에게 대문을 열어주며 집을 봐달라는 것이나 다름없는 어리석은 짓”이라며 “북남관계 문제는 우리 민족 내부의 문제이며 그 주인은 다름 아닌 북과 남”이라고 민족 공조를 거듭 강조했다.

◆ 여당도 나서서 北에 결단 촉구…이해찬 “지체없이 방북 허용하길”

북한의 무응답에 여당도 나서서 기업인들의 방북 승인을 촉구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이번 결정은 한미정상간 통화와 6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합의 등 굳건한 한미공조 하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북한도 지체없이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을 허용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설훈 최고위원도 “북한은 다음 달에 있을 한미정상회담을 한달 보름 앞두고 미리 발표한 이유를 전략적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은 남북간 비핵화 의제를 두고 사전교감과 절충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이제 북한도 시급히 대화에 응답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한미정상회담 전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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