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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고객센터 상담사 복지 사각지대.. 고용형태 및 근로환경 개선 ‘시급’

기사승인 2019.04.18  12: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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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_진우현 뉴스워커 그래픽 2담당

#한국전력 고객센터 상담사 A씨의 하루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3분에서 5분 안에 한 콜을 끝내고 다시 전화를 받는다. 이사정산, 차단기이상여부, 요금 지불 등 각종 내용의 전화업무를 맡아 처리하고, 때론 고객의 불만표시, 욕설 등도 감수한다. 혹여나 불만이 접수되면 상담사가 설령 잘못하지 않았다 해도 월 평가점수가 감점돼 급여가 삭감된다. 고용형태는 재계약하는 용역형태로, 2년마다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게 된다.

15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정부지침 어기는 한전을 말한다, 그리고 한전고객센터의 비정규직의 현실’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국민청원에 글을 올린 상담사 A씨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한국전력, 한국수력자원 등 산업통상안전부 산하 공공기관은 비정규직 3만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한전고객센터 상담사는 정규직이 되기는커녕 계약기간이 6개월 연장되고 이제는 1개월 후 다시 아웃소싱으로 재입찰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 의하면 한전고객센터 상담사들은 직접 고용된 비정규직이었으나, 2006년에 효율성을 이유로 2년마다 계약을 갱신하는 외주·용역업체의 직원으로 소속이 바뀐 상태에서 고객 상담을 담당해왔다.

A씨에 따르면, 한전고객센터 상담사는 1000명이 넘는다. 업체는 총 5개의 업체로 유베이스, 유니에스, 그린cs, 메타넷, 한국코퍼레이션에 소속돼 있으며, 직원들은 위 5개의 각각 다른 아웃소싱업체에 속해 근무하고 있다. 업체들은 각각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며, 업무표준화도 이뤄져있지 않다.

근무환경도 열악하다. 특히 경기 남부(수원)고객센터의 경우에는 화장실에 비데도 없고, 정수기가 많이 없어 물도 제대로 먹을 수 없는 열악한 현실에서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상담사들은 2018년 여름철에 폭염으로 전화가 폭주 할 때에도 하루 평균 150~200콜을 받았다”며 “어떤 날은 수당이 지급되지 않는데도 콜이 밀릴까봐 하루 종일 출산가구할인접수를 하고 점심시간과 쉬는 시간까지 추가근무를 했지만, 상담사들에겐 상여금도 포상금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2017년 7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이를 단계별로 추진해오고 있다. 중앙정부와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한 1단계 정규직 전환은 빠른 속도로 이뤄졌다. 2019년 1월말 17만7000명이 정규직 전환으로 결정됐고, 13만4000명이 완료 됐다.

위 전환 수치는 2020년까지 목표인 20만5000명의 86.3%로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산안부 직속산하기관인 한전고객센터는 한전 정규직들의 무조건적인 반대와 본부노조의 입장 표명 지연으로 직접고용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직접고용이 돼서도 회사가 바뀔 때마다 새로 바뀌는 시스템이 아닌 한전고객센터만의 기준이 정해져서 인권문제, 한전직원과의 차별문제를 개선하고, 직원들의 근무환경도 분명히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1000명의 한전 상담사를 대신해 정부가 한전에게 요청해줬으면 좋겠다”며 “한전이 정부지침사항까지 어기고 고객센터 지칠 때까지 기다려본다는 시간끌기식의 행보를 막아달라”고 덧붙였다.

사실 한전의 고객센터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월 9일엔 한국노총 소속 한국전력공사 고객센터 노동자 600여명이 직접고용 및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집회를 연 바 있다. 당시 한전 측은 노조 측에 직접고용에 대한 조건으로 공채시험을 통해 경쟁해 일정 비율만 직접고용 정규직으로 전환해주고 나머지는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것과 자회사로 전환해 간접고용 되면 전원을 고용승계 하겠다는 것 중 선택하라고 말해 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는 상태다.

한전은 현재 전기점검 검침원에 대해선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 전환을 추진 중이다. 이와 같은 방향을 고객센터에 대해서도 적용하려 하고 있지만 노조가 반대하는 입장이다. 반면 한전은 노조가 요구하는 직접고용에 대해선 반대하는 단호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앞으로의 협상에 귀추가 더욱 주목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정부 방침에 따라 국민안전이 직결되는 직군을 직접고용의 대상으로 보고, 검침원을 고용불안성이 높은 것으로 인정해 지난달 한전MCS라는 자회사를 설립하고 6월까지 5200명의 정규직 전환을 계획하고 있다”며 “고객센터의 경우도 비슷하게 보고 있지만 아직 합의가 안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2580@newswor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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