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공항공사가 강원지역 산불 피해자를 위한 기부금 납부에 직원의 동의 없이 급여를 원천징수해 이뤄졌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한국공항공사가 강원지역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한 성금 5,000만원을 전달했다. 사진은 공항공사 김공덕 사회책임경영실장(오른쪽)과 김정희 희망브릿지 전국재해구호협회 사무총장의 기념촬영.

[뉴스워커_단독보도] 한국공항공사(사장 손창완)가 직원들의 급여에서 강원 산불피해 기부금을 강제로 원천징수해 기부금을 납부하게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1일 한국공항공사는 강원지역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해 성금 5,000만원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탁했다. 한국공항공사는 이번 성금은 공사 임직원과 공사 노동조합, 청원경찰 디딤돌 노조 등이 십시일반 해 모은 1850만원도 포함됐다고 발표했으나 17일 한국공항공사의 한 내부직원 A씨는 “한국공항공사가 동의 없이 전 직원의 4월 월급에서 직급별로 일정액씩 기부액을 원천징수한다는 문서를 하달했다”고 폭로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직원들의 내부폭로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인 ‘블라인드’를 통해서도 찾아 볼 수 있다. 15일 A씨와 또 다른 한국공항공사 내부직원 B씨는 ‘블라인드’를 통해 ‘한국공항공사가 동의 없이 기부금을 원천징수 하고 있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글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직원들의 동의 없이 원천징수에 관한 문서를 본사에서 하달한 뒤 회사의 이름으로 기부금을 납부했다. A씨는 “회사의 이번 결정으로 직원들의 불만이 넘쳐나고 있다”며 “손창완 한국공항 사장이 새로 부임 한 이후 회사가 후진적으로 후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계로 나가려는 낙하산 사장이 부임해 기부 외 다른 사항으로도 직원들을 괴롭히고 있다”며 “한국공항공사는 임원 퇴임식 당시 여직원들에게 꽃다발을 증정하라고 문서에 명시해놓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손 사장은 전 경찰 대학장 출신으로 지난해 12월 주주총회를 통해 한국공항공사 사장후보로 내정된 후 최종 취임됐다. 하지만 공항공사의 사장은 국내 14개의 지방공항 안전을 관리 감독하는 막중한 자리임에도 공항 운영과 관련해 전문성이 전혀 없는 손 사장이 내정돼 한 차례 논란이 일었던 바 있다.
 
일각에서 20대 총선 당시 경기 안산 단원을 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낙선된 손 사장이 한국공항공사의 사장으로 취임한 것은 정부의 ‘내로남불’식 국정 운영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편 누리꾼들은 “동의도 받지 않고 기부를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은 행동이다”며 “직원의 월급을 회사가 마음대로 건드는 것은 말도 안 되는 행동”이라고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국공항공사 측 관계자는 “노조가 대표성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해 노조 측과 기부에 대해 협의했다”면서도 “개개인에게 일일이 원천징수에 대해 알리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나쁘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공헌 차 십시일반 한 것”이라며 “단체협약에 따라서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여직원들에게 꽃다발을 증정하라고 한 사실은 없다, 어떻게 그럴 수 있겠느냐”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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